사춘기 엄마의 오장육부 나민애 리뷰 썸네일

사춘기 아이 방문 앞에서 서 있는 엄마의 마음은 어떤 모습일까. 서울대 교수이자, 수천 명의 학생을 가르친 글쓰기 전문가인 나민애도 사춘기 남매 앞에서는 ‘그냥 엄마’였다. 『사춘기 엄마의 오장육부』는 아이의 사춘기가 아닌, 그 과정에서 흔들리고 무너지는 엄마의 마음을 처음으로 돌보는 책이다.

이것만 읽어도 됩니다
• 육아서가 아닌, '엄마'라는 존재에 관한 에세이
• 서울대 교수도 사춘기 앞에서는 방문을 부수고 싶어 한다
• 사랑이 과열되어 나타난 분노와 무력감을 정면으로 마주하다
항목내용
제목사춘기 엄마의 오장육부
저자나민애
출판사서교책방
발행일2026년 4월 16일
장르에세이 / 육아심리
페이지224쪽
ISBN139791124497029
엄마 마음의 균열과 회복 개념 일러스트

육아서가 아닌, ‘엄마’라는 존재에 관한 에세이

이 책은 사춘기 자녀를 이해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대신 저자는 자신이 얼마나 흔들리고 무너졌는지를 먼저 고백한다. “아이 방문을 부숴버리고 싶은 마음을 꾸역꾸역 누르며 동네를 걷고 나무를 붙잡고 운” 경험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사회에서는 ‘서울대 강의 평가 1위 교수’, ‘시인의 딸’로 불리지만, 사춘기 남매 앞에서는 그냥 한 명의 엄마일 뿐이다. 수천 명의 학생을 가르친 전문가도 내 아이 둘 앞에서는 매일 천변을 파워워킹하고 아파트 구석의 나무를 붙잡고 운다. 이 고백이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아, 나만 이러는 게 아니구나.”

"사춘기 아이 때문에 속이 문드러지는 모든 엄마들을 위해. 아이들 이상으로 돌봐야 할 것은 사춘기 부모들의 마음이다."

— 『사춘기 엄마의 오장육부』, 나민애

이 문장이 책의 출발점이다. 사춘기 청소년에 대한 전문가는 많지만, 사춘기 부모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전문가는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같은 시기를 겪는 부모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위로하며, 이 모든 감정이 ‘아이를 향한 사랑’에서 비롯되었음을 확인시켜준다.

사랑은 분노가 되어 엄마에게 돌아온다

이 책이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저자가 자신의 감정을 조금도 미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이의 냉담한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아이와의 갈등 앞에서 지쳐가고, 때로는 도망치고 싶어지는 마음까지도 숨기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 솔직함은 부모로서의 단점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진실처럼 읽힌다.

왜 우리는 아이가 힘들다는 것은 인정하면서, 엄마가 힘들다는 말은 쉽게 하지 못할까. 아이가 방문을 쾅 닫으면 성장통이라 말하면서, 엄마가 화를 내면 인내심 부족이라 말한다. 아이의 예민함은 사춘기라 이해하고, 엄마의 예민함은 감정조절 실패로 보인다.

이 책은 이 이중적 시선을 정면으로 반문한다. 저자는 엄마의 분노가 사랑의 반대말이 아니라 과열된 사랑의 부작용에 가깝다고 말한다. 잘 키우고 싶어서 불안하고, 놓아줘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개입하게 된다. 아이는 점점 부모의 영향력 밖으로 걸어나가는데, 부모는 여전히 아이를 지켜주고 싶어 한다. 사랑은 남아 있는데 통제는 사라지고, 책임감은 여전한데 역할은 달라진다. 그 간극이 엄마를 아프게 만든다.

이 책을 가장 깊이 읽을 독자들

💔 사춘기 자녀 앞에서 무너진 엄마
아이 때문에 화내고, 미안해하고, 또 화내는 악순환에 지친 엄마. 이 책은 "너만 그런 게 아니다"라는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필요한 위로를 건넨다.
🌱 존재로서의 '엄마'를 돌아보고 싶은 사람
육아 기술이 아닌, 엄마라는 역할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다시 묻게 되는 시간을 건너고 있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은 하나의 거울이 된다.

이 책이 맞지 않는 독자: 구체적인 사춘기 대화법이나 처방전을 원하는 사람. 이 책은 방법론이 아니라 공감과 위로를 제공하는 에세이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에 답을 주지는 않는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사춘기 엄마의 오장육부』가 사춘기 부모의 내면을 들여다본다면, 『사춘기 성장 근육을 키우는 뇌·마음 만들기』 (김붕년) 은 사춘기 자녀의 뇌와 심리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하나는 엄마의 마음, 다른 하나는 아이의 머리와 마음을 다룬다.

국내 에세이 중에서는 『엄마의 말뚝』 (박완서) 을 추천한다.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복잡한 감정을 날것 그대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을 공유한다. 시대는 다르지만, ‘엄마’라는 존재가 겪는 정서의 층위는 깊이 닿아 있다.

  • 이 책 전에 읽으면 좋은 책: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한성희) — 부모-자녀 관계의 심리적 기초를 먼저 이해하면 나민애 교수의 솔직한 고백이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 이 책 후에 읽으면 좋은 책: 『부모의 말』 (김종원) — 공감과 위로를 얻은 뒤, 실질적인 대화 기술을 익히고 싶다면 이어서 읽기 좋다.

한국 육아 에세이의 새로운 지평

『사춘기 엄마의 오장육부』가 주목받는 이유는 ‘완벽한 엄마’라는 환상을 정면으로 해체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육아서가 ‘이렇게 하면 된다’는 처방을 내렸다면, 이 책은 ‘이렇게 힘들어도 괜찮다’는 면허증을 건넨다.

특히 저자가 서울대 교수라는 정체성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서울대 교수도 나처럼 사춘기 딸 때문에 고군분투 한다”는 독자들의 반응은 이 책이 던지는 위로의 핵심을 보여준다. 전문가도, 명성도 사춘기 앞에서는 무력해진다는 사실. 그 무력감을 함께 나누는 것이 이 책이 건네는 가장 큰 위로다.

이 책의 한계: 방법론을 원한다면 아쉬울 수 있다

가장 솔직한 비판은 이것이다. 이 책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주지 않는다. 아이의 사춘기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용적 조언은 부족하다. 대신 “이렇게 힘들어도 괜찮다”는 위로와 공감에 집중한다.

또한, 에세이의 특성상 저자의 개인적 경험에 크게 의존한다. 모든 엄마의 경험이 나민애 교수와 같을 수는 없다. 어떤 독자에게는 자신의 상황과 너무 달라 공감이 덜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사춘기 자녀를 둔 엄마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의 마음을 돌볼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가장 정직한 방식으로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얻은 것 한 가지

엄마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것. 엄마도 상처받는 인간이라는 것. 그리고 그 흔들림이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성장의 과정일 수 있다는 것. 사춘기는 아이가 어른이 되어 가는 시간이지만, 동시에 엄마도 다시 태어나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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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오늘, 자신의 마음을 얼마나 돌보았는가.

레오 (Leo) 지식 아키텍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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